대학정보공시에 따르면 4년제 대학 신입생 자퇴율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20년 서울 주요 39개 대학의 신입생 자퇴율은 2010학년도 2.9%에서 2020학년도 7.1%로 4.2%p 증가하였다. 특히 서울 상위 12개 대학 이공계열은 10명당 1명꼴로 자퇴하고 있으며, 의대 신입생도 4%의 자퇴율을 보이고 있다.¹⁾ 의학계열 정시 정원 증가와 약대 신입학 학부 전환으로 대입에 다시 도전하는 반수·N수생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입학이 편입학에 미치는 영향과 이로 인해 편입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살펴보자.

1) 매일경제, 「"대학에 무슨 일이…" 지난해 신입생 2만명이 자퇴했다…고3 수험생 불리」, 2021. 09. 08

의학계열은 치·수·한의대에서 의예과로, 지방 대학에서 서울/수도권 대학으로 이동을 하기 위한 최상위권 학생들의 각축장이다. 최상위권에서는 단 1~2문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기 때문에, 희망 대학/학과에 진학하지 못한 학생들은 좋은 수능 성적을 바탕으로 반수나 재수를 통해 대학/학과 레벨을 높이고자 한다.

이런 의학계열 자퇴생의 증가는 결과적으로 편입에 기회가 되고 있다. 2019~2021학년도 1회 이상 일반편입으로 학생을 선발한 34개 대학 기준, 자퇴생 대비 일반편입인원 선발 비율이 약 53%이다. 특히 의예과는 자퇴생 대비 일반편입으로 모집하는 인원 비율이 약 63%로 다른 예과에 비해 결원을 적극적으로 충원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2021학년도 의학계열 일반편입학 모집인원 107명 중 의예과는 약 50%에 해당하는 53명을 선발해 최근 3년간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하였다.

2022학년도는 약대 신입학 학부 전환으로 1,743명이 추가되면서 자연계열 최상위권의 범위가 더욱 넓어졌다. 2023학년까지 약대 편입이 유지되면서 약대 편입으로도 1,753명을 병행 선발해 2023년에 약대는 총 3,496명을 선발한다. 결국 2023학년도 신·편입학 의약학계열이 총 8,457명(신입학 의약학계열 6,597명+약대 편입 1,753명+2021학년도 의학계열 편입 107명)을 선발해 2022학년도에 이어 역사적인 인원을 선발하게 됨에 따라, 2023학년도에도 최상위권 학생들의 이동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아래에서 약대 신입학 학부 전환의 의미와 편입학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자.

2022학년도부터 약대 신입학 학부전환으로 상위권 자연계열의 논술과 정시가 대거 확대되었다. 약대를 신입학으로 선발하는 2022학년도 정시에서는 수능 115문항(국어+수학+탐구(2), 영어 1등급 기준) 중 오답이 11문항 이내면 의학계열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직에 대한 선호도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약대의 신입학 전환으로 최상위권 범위가 확장되면서, 진로를 변경하고자 하는 지방대 의학계열과 상위권 자연계열에서 반수·재수를 통한 이동이 예상된다. 그리고 이들이 이동한 공간은 다시 일반편입 선발로 매워지게 될 것이다.

또한 약대가 아쉽게 의치대를 진학하지 못한 학생들의 차선책으로 등장하면서, 2024학년도 약대의 일반편입 모집도 기대해 볼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약대 신입학 학부 전환은 편입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기회가 될 것이다.

지난 3년간 상위 13개 대학²⁾ 자연계열에서는 8,767명, 연평균 2,922명이 자퇴하였다. 자퇴인원은 결손인원으로 편입학 모집인원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실제로 자퇴인원이 증가할 때 편입인원도 증가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상위권 학생들의 자퇴는 상위권 대학의 편입 공간을 만들고, 이 공간에 들어가기위해 중위권 대학의 학생들이 움직인다. 마찬가지로 중위권 대학의 학생들이 움직이고 비어있는 편입공간에 하위권 학생들이 움직이게 된다. 이렇게 상위권 대학의 학생들이 움직이면 다음 레벨의 대학에도 연쇄효과가 작용한다.

2) 상위 13개대학 :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홍익대

또한 정시 확대 기조를 통해 정시 모집인원이 늘어나고 있는 현재 상황은,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는 있는 반수생과 재수생에게 유리하다. 따라서 1~2문제 차이로 희망대학을 진학하지 못한 학생들의 경우 합격한 대학에 만족하지 않고 재도전을 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지방 의학계열을 포함한 상위권 자연계열 학생들은 희망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재수보다는 반수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결국 반수에 성공한 학생들이 자퇴를하면서 그만큼 결손인원이 생기고, 그 인원을 편입으로 선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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